아담's 나들이

[전남여행] 장흥에 계시는 아진이 증조할머님댁 방문 <2014.10.25>

Assisi 2015. 1. 8. 01:57

고단했던 프로젝트가 끝나고 다크서클과 맞바꾸어 얻어낸 1주일이라는 천금같은 휴가~

이렇게 쉴 수 있는 날이 많지 않기에 아내와 아진이와 첫 여행을 계획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장흥에 계신 아진이의 증조할머님 댁으로 결정~

전화를 드릴 때마다 아진이 이야기를 가장 궁금해 하시며 물어보시는 할머님..

연세가 많으셔서 차를 오래 타지 못하시기에 서울까지지 올라오지는 못하시지만 손녀와 증손녀는 너무 보고싶어 하시기에

기회가 닿는 대로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던 터라 여러 생각 할 것 없이 할머님 댁으로 떠나기로 했다.


여름에 다녀올 때는 차에서 잘 놀고 잘 자서 수월하게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도 약 400Km를 달려야 하는 장거리인데다가 토요일 오후 출발이었어서 걱정이 좀 앞서긴 했지만

이번에도 아진이가 얌전하게 잘 있어주어서 무난하게 장흥에 도착했다.



고층 건물들과 매연, 미세먼지들이 난무하는 서울에서의 답답한 생활에서 벗어나 도착한 장흥 평장리의 할머님 댁~

시골은 언제나 참 정겹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집에서 편하게 지내던 것과는 달리 생활적인 면이 불편한 것도 없진 않지만.. 시골에 오면 그냥 상쾌하고 마음이 여유로워 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이웃들과 아웅다웅거리며 살았을 동네였겠지만.. 지금은 폐가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더 좋은 다른 동네로 떠난 분들도 계실테고.. 서울로 올라온 분들도 계시겠지...


 

 

 

이곳에서 사시는 할머님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어쩌다 한 번씩 기회가 될 때 방문하는 내 입장에서는 복잡한 도시와 수많은 인파를 떠나 이렇게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내는 순간만큼은 

모든 근심걱정을 내려놓고 힐링이 되는 시간인 것 같다.



할머님 댁에 올때면 할머님은 힘든 몸을 이끌고 시장을 다녀오셔서 항상 진수성찬을 마련해주신다..

하루에 버스도 몇번 다니지도 않고 배차간격도 긴 시골동네라 시장 나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손녀와 손녀사위가 아기를 데리고 온다고 이 날도 어김없이 시장에서 먹거리를 한보따리를 사다 놓으셨다.

힘들게 준비해주신 할머님께 보답하는 길은.. 맛있게 먹어주는 것..ㅎㅎ


할머님께서 준비해주신 양념게장과 낙지~

낙지 하면 환장하는 처제에게 메롱사진 한 잔 투척해주시고 식사 시작..ㅋㅋ

 

 

 

그리고 장흥에서 유명하다는 장흥삼합~

정남진 한우와 키조개관자, 표고버섯을 구워서 한입에 쏘옥~

1박2일에서도 장흥삼합이 소개가 되어 장흥의 정남진 시장에서도 삼합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고 하는데..

모니모니해도 가장 맛있는 것은 집에서 직접 해먹는 것!!! 

먹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말긔~ 서울에서도 해먹을 수는 있지만 아마 장흥에서 먹는 이 맛은 나지 않을 것 같다..ㅎㅎ 정말 맛있음!!!

이 역시 처제에게 메롱사진 한잔 추가 투척~

 

 

 


할머님댁의 동네에는 감나무가 참 많다.

할머님이 따실 수 있는 낮은 위치의 감들은 따서 서울로도 보내주시고, 근처에 게시는 친척들에게도 보내주시는데..

그렇게 많이 보내주시는데도 아직 나무에는 대봉이 대롱대롱 셀 수 없을 만큼 매달려 있다.


 



대봉 좀 따서 챙겨가라고 하셔서.. 이웃집에서 사다리를 비려와 대봉 따기 시작~


 



큼지막하고 말랑말랑한 것이 참으로 탐스럽게 생긴 대봉~


 



대봉 홍보대사 납시요~~~


 



맛있는 놈들을 예리한 눈으로 골라주시는 할머님~

"요고도 따~ 요고요고~ 으잉~ 그거~"





몸은 힘드시지만 손녀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는 할머님의 마음.. 그 마음은 어디에도 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따서 한박스를 꽉 채워주셨다~

 

 



여름에 왔을 때도 할머님을 보고 통곡을 뿜어주시더니.. 이번에도 역시 마주하자마자 대성통곡...

아직은 낮을 좀 가리던 시기였던 터라 모르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울기는 하지만 잠시뿐이다.

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생긋생긋 웃음 날려주심~

할머님과도 마주보고 아이컨텍도 해주심..ㅎㅎ


 



평장리 할머님댁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장흥시장쪽에 아내의 친척언니가 살고 있어서 잠시 만나기 위해 외출~

예전에는 커피숍이 없었는데 Drop Top이 생겨서 우리 부부가 장흥에 오면 자주 애용을 한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만은 아님..ㅋㅋㅋ)

차로 이동을 하는 사이에 잠이 들어 소파에서 대자로 뻗어서 낮잠을 주무시는 딸램..ㅎㅎ


 



어느덧 언니도 오시고~ 아진이도 깨고~ 장흥에서의 만남을 기념하며 한 컷 찰칵~


 




아침에 해가 뜨는 시간대의 논밭의 모습..

공기 좋고, 사방이 트여있는 시원한 곳에서 펴는 기지개는 너무 상쾌하다.

 

 

 

가끔은 이런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서울을 떠날 수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뇌리를 스치며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게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여유로움 속에서 장흥 할머님댁에서 2박을 머물렀다.

우리가 떠나는 3일째 되는 날.. 괜시리 가슴이 먹먹해진다.

혼자 계시는 할머님.. 우리가 와서 며칠은 쓸쓸하지 않으셨겠지만.. 

우리가 돌아가고 나면 할머님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셔야 하고.. '우리 강아지들이 언제 또 오려나..' 하고 또 막연히 기다리시기만 하실테니 말이다.


평장리에서의 그림자놀이를 끝으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할머님댁을 나섰다.


 



다음 행선지로 발길을 돌리며 다시 들른 Drop Top 커피숍..ㅋㅋ



커피도 마시고 싶은 이유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다른 것..ㅎㅎ

위에서도 말했듯이 시골이 생활적인 면에서 집과 많이 다른 것이 있기에 잠시 들러서 일을 좀 보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



포스팅해놓고 보니.. 아진이 사진이 별로 없긴 하지만..

그래도 언젠간 아진이가 이 글을 본다면 엄마아빠와 이렇게 할머님댁에 다녀왔다는 것을 아진이가 알 수 있지 않을까?ㅎㅎ